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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이창호위원장, ‘등샤오핑 평전’ 출간...탄생 120주년 ‘등샤오핑’ 최신 평전 [근간]
    [대한기자신문 김도희 기자] 도서출판 북그루는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이창호 위원장이 저술한 신간 『중국의 현대화 건설과 경제 대국화를 이끈 작은 거인, 덩샤오핑 평전』을 출간한다고 밝혔다. 표지 : 북그루 제공 평전의 저자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이창호 위원장은 국내외에서 인문학과 리더십을 강의해온 인물로, 등샤오핑의 삶의 여정과 그가 이끌어간 중국의 변화를 심층적으로 탐구하고자 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그의 인격과 리더십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하고자 한다. 2024년 8월 22일은 ‘등샤오핑’ 탄생 120주년의 해이다. 중국 역사는 물론 세계사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친 등샤오핑은 중국의 정치, 사회,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인물이다. 중국의 ‘현대화 건설과 경제 대국화를 이끈 작은 거인’ 그 자체라 평가받을 만하다. 중국 현지에서는 여전히 그의 이념과 리더십을 드높이고 널리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0세기 후반 중국의 격동의 시대를 이끈 지도자 덩샤오핑. 그는 중국을 빈곤에서 벗어나 경제 강국으로 이끈 개혁 개방 정책의 주도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벤저민 양 저 덩샤오핑 평전은 방대한 자료와 깊이 있는 분석을 바탕으로 덩샤오핑의 삶과 업적을 조명하는 방대한 전기입니다. 등샤오핑이 1904년 중국 쓰촨성에서 태어난 곳 공원에서 이창호 등샤오핑 평전 저자 이 책은 덩샤오핑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20세기 후반 중국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가 될 것입니다. 1904년 중국 쓰촨성에서 태어난 덩샤오핑은 어린 시절부터 빈곤을 겪으며 자랐습니다. 그는 1924년 프랑스로 유학하여 사회주의 사상에 접하게 되고, 귀국 후 중국 공산당에 입당하여 혁명 활동에 참여했다. 1978년, 덩샤오핑은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자가 되었다. 그는 곧바로 획기적인 개혁 개방 정책을 도입하여 중국 경제를 시장 경제 체제로 전환했다.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 정책은 중국을 빈곤에서 벗어나 경제 성장을 이끄는 데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회적 불평등 심화, 부패 등의 문제도 발생했다. 덩샤오핑은 중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개혁 개방 정책을 통해 중국을 세계 경제 강국으로 이끈 탁월한 지도자였지만, 동시에 권위주의적인 통치 방식과 인권 탄압에 대한 비판도 받고 있다. 덩샤오핑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찬반 논쟁의 대상이지만, 그의 업적과 영향력은 중국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등샤오핑이 1904년 중국 쓰촨성에서 태어난 곳 앞에서 이창호 등샤오핑 평전 저자 이창호 저자는 “우리는 등샤오핑이라는 인물을 평가할 때, 그의 업적과 이념을 비롯하여 논란이 있음을 인정한다. 이 평전은 가능한 객관적이면서도 중립적인 관점으로 그의 삶과 업적을 다루려고 노력했다”고 말하며 “대장정, 항일전쟁, 국공내전 등 중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을 경험하며 덩샤오핑은 뛰어난 군사적 리더십과 정치적 실용주의를 발휘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나라다. 미래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용의주도한 대처만이 열강의 힘겨루기 속에서 대한민국의 전반적 발전과 우리 국민들의 안위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 책이 그 목적을 이루는 데 명확한 이정표가 되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이창호 저자의 신작 『중국의 현대화 건설과 경제 대국화를 이끈 작은 거인, 덩샤오핑 평전』은 현재 온·오프라인 서점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영풍문고 등 4대 대형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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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09
  • [단독]판소리 명창 고예지, 제28회 전국판소리경연대회 일반부 대상 수상
    판소리 명창 고예지, 제28회 전국판소리경연대회 일반부 대상 수상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에술원 1학년에 재학하고 있는 판소리 명창 고예지 양이 제28회 전국판소리경연대회에서 일반부 대상을 수상하였다. 제28회 전국판소리경연대회는 국가유산청과 국립무형유산원 주최, (사)한국판소리보존회 주관으로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국가무형유산 전수교육관에서 열렸다. 고예지 영창은 이번 대회 ‘판소리 일반부’에 참가해 예선 1등으로 본선에 진출했으며 본선에서도 495점 만점에 494점을 받아 대상을 차지하며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 권대근 교수와 고예지 명창 고예지 명창은 “예술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큰 상을 받아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예지 명창은 2021년 8월 KBS 인간극장 ‘널 위해서라면’ 편에 희귀병으로 투병 중인 어머니와 함께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에 등록하여 본격수필을 배우고 있는 수필가인 김명희 씨의 딸로서, 지난 목요일 교육원을 방문하여 어머니 김명희 수필가의 부탁으로 판소리 일부를 수강생들 앞에서 선보이기도 한 착하고 심성이 고운 학생 소리꾼이다.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에서 배우게 된 판소리에 재능을 보이기 시작하여 2019년 대한민국 춘향 국악대전 판소리 중등부 최우수상, 제20회 박동진 판소리 명창 명고 대회 판소리 중등부 우수상을 받으며 판소리 명창으로 주목받았다. 고예지 양은 2021년 10월에 광명시 홍보대사로 위촉되었으며 2021년 평화공감 특별주간 폐회식, 2022년 광명문화재단 신년 음학회 등에서 판소리 공연 활동을 펼쳐왔다. 올해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 재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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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06
  • 윤석열 대통령, 52회 '어버이 날' 기념식 참석
    [대한기자신문 이강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5월 3일 오전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52회 ‘어버이 날’ 기념식에 참석해 경로효친 사상을 고양하고 부모님들께 존경과 예우를 다하는 효도하는 정부가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현직 대통령이 어버이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부모님들의 헌신과 노력이 모여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 대한민국이 불과 70년 만에 세계적인 경제 대국, 문화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이 땅의 모든 어머님, 아버님들께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 대통령은 부모님 세대의 무한한 희생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 우리 사회가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그 고마움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종종 생각하게 된다며 행복한 가정,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 있는 모든 분께 큰 박수를 드린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정부가 어르신들의 행복한 노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어르신 일자리를 늘리고 보수도 높여가겠다고 했다. 아울러 노후 소득을 지원하는 기초연금도 임기 내 40만 원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으며, 어르신들을 위한 맞춤형 주택과 건강을 지켜 드리는 시설과 정책도 꾸준히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또한, 간병비 지원으로 부담을 덜어드리고 꼭 필요한 의료, 요양, 돌봄 서비스 통합지원 체계를 구축해 어르신들께서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꼼꼼히 살피고 챙기겠다고 말했다. 오늘 기념식에서 대통령은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계시는 어르신 세 분께 직접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며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먼저 윤기 어르신(남, 82세)은 목포 공생복지재단 공생원 2대 원장으로 3대째 3천여 명의 고아를 보살피고 있고 일본에서도 ‘고향의 집’ 양로원을 운영하며 430여 명의 재일교포 어르신을 보살펴 드리고 있는 훌륭한 분입니다. 다음으로 최동복 어르신(남, 87세)은 단칸방 월세를 살며 15년 간 폐지를 모아 마련한 전 재산 5천만 원을 노인회에 기부하고 어려운 학생과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매월 20~30만 원을 남모르게 후원하고 있는 훌륭한 분입니다. 끝으로 우영순 어르신(여, 76세)은 40년 넘게 어려운 청소년과 어르신을 비롯한 이웃을 위해 반찬 나눔, 무료 급식 봉사는 물론 재난 구호 등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4만여 시간에 해당하는 대한적십자 봉사 시간을 이어오고 계신 훌륭한 분입니다. 오늘 기념식에는 효행실천 유공자와 가족, 독거노인센터, 노인단체 소속 어르신 등이 참석했으며, 정부에서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장상윤 사회수석 등 약 1,300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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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5-07
  • 부산수필문학협회 문학기행, 권대근 교수, '문학과 날씨, 불가분의 관계' 문학특강
    [대한기자신문=이산 대기자] 부산수필문학협회(회장 김용식)는 5월 7일 오전 9시 30분 밀양 영남루로 문학기행을 떠난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삼랑진 관광투어 후의 영남루 문학특강이다. 문학특강은 부산수필문학협회 상임고문인 문학평론가 권대근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맡는다. ▼권대근 교수(부산수필문학협회 상임고문, 문학평론가, 국제pen한국본부 부산지역위원회 명예회장) 이날 특강을 맡은 권대근 교수(본회 상임고문)은 '문학과 날씨, 불가분의 관계'에 대해 강의를 하고 질의 응답을 통해 ‘왜 작가들은 소설 속에서 바람이 으르렁거리고 비는 억수같이 쏟아붓길 바라는 걸까? 왜 작가들은 영주의 저택이나 오두막, 혹은 피곤에 지친 여행자들을 심한 비바람에 시달리게 하고 싶어 할까?’등의 질문에 답한다. 권대근 교수는 “미국 소설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논픽션 『우리가 날씨다』에서 기후변화의 미래를 경고했다. 핵폭탄은 엄청난 열로 갈증을 유발 나가사키 사람들이 방사능 물질이 섞인 검은 비를 받아 마시며 더 큰 피해를 낳았다. 검은 비로 인해 핵폭탄 피해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피폭자가 됐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두 도시가 지옥으로 변한 후에야 일본 천황은 백기를 들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다.”는 말로 강의를 시작하면서, “소설 속에서는 왜 유독 비오는 날이 많을까. 생각해 보면 ‘비오는 날’이라는 이유만으로 더욱 잘 이해되는 사건과 분위기가 있다. 황순원의 <소나기>에서 만약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소년과 소녀의 애틋한 첫사랑이 그토록 가슴 설레는 느낌으로 시작될 수 있었을까. 에밀리 브론테의 소설 <폭풍의 언덕>에서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비극적 사랑이 ‘햇볕 쨍쨍 내리쬐는 화창한 날씨’와 어울릴 수 있었을까.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에서 ‘안개’로 진을 친 듯한 도시 무진의 음울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가 없었다면, 과연 이 소설이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을까. 서머셋 모옴의 단편 <레인>에서 데비슨 목사와 톰슨 양의 예기치 못한 정사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지 않았다면, 이해될 수 있었을까, 플로베르는 영원한 화제, 모든 병의 원인, 늘 불평을 듣고 있는 것이 날씨다라고 말했다. 또한 마크 트웨인은 ‘날씨는 문학상의 제재로서는 특수한 것이어서 익숙한 솜씨가 아니면 그것에 관해 훌륭한 글을 쓸 수 없다고 하면서, 봄에 날씨가 하루에 몇 번이나 변하는가 헤아려보니, 무려 136번이나 되었다고 했다. 이렇듯 문학작품에서 날씨는 분명 ‘날씨 그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날씨는 줄거리에 개연성을 부여하기도 하고,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기분을 강하게 부각시키기도 하며, 작품의 상징적 의미를 심화시키는 역할”도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본 행사는 부산수필문학협회 회원 50여 명이 참여하며, 부산교대 앞에서 9시 30분에 출발, 삼랑진 투어, 영남루 문학특강, 예림서원, 표충사, 밀양댐 투어를 거쳐 오후 5시 부산 호포에 도착 저녁식사를 하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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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5-07
  • 윤석열 대통령, '대한민국 신성장동력 허브 용인특례시'를 주제로 스물세 번째 민생토론회 개최
    [대한기자신문 김도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5일 경기도 용인특례시청에서 ‘대한민국 신성장동력 허브 용인특례시’를 주제로 스물세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기초자치단체와 함께 개최하는 첫 민생토론회로서, 용인을 비롯한 수원·고양·창원 등 4대 특례시의 특례 확대, 미래 성장엔진인 스마트 반도체 도시 조성, 공교육 활성화, 지역 문화 진흥, 은퇴세대 및 청년들의 지방 이주 등 민생과 밀접한 다양한 정책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올해 1월 4일 ‘활력있는 민생경제’를 주제로 첫 번째 민생토론회를 시작한 용인을 다시 찾아, 기초자치단체 가운데는 처음으로 민생토론회를 개최하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민생토론회가 지금까지와는 달리 기초자치단체에서 열리는 것은 보다 국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 지역 현안과 민생을 챙기겠다는 정부의 의지임을 밝혔다. 아울러, 중앙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마련하더라도 시민이 처음 만나는 정부 기관인 기초자치단체에서 일자리·주택·보건·복지 등 공공서비스들이 제대로 펼쳐지지 못하면 시민이 혜택을 누릴 수 없다며 용인특례시에서 열린 이번 민생토론회의 의미를 강조했다.윤 대통령은 용인이 지난 30여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 가운데 하나임을 언급하며, 2022년 1월 13일 용인특례시로 새 출발한 용인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의 거점이자, IT산업의 중심으로 발전할 곳이라고 했다. 아울러, 취임 이전 용인을 방문해 용인특례시를 첨단 과학 도시, 대한민국 발전을 선도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를 지키기 위해 용인을 중심으로 한 세계 최대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해 적극 추진 중이라고 했다. 대통령은 특히 약 622조 원 규모의 투자 중 500조 원 가량이 용인에 투자될 예정인 바, 앞으로 첨단 기업들과 인재들이 용인의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통령은 먼저 용인 등 4대 특례시들이 특례시다운 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가칭)특례시 지원 특별법'을 제정해 시의 권한을 확대하고, 전략산업을 비롯한 도시발전계획을 제대로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현재 도지사 승인 사항인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 고층 건물 건축허가, 수목원과 정원 조성계획 승인 권한을 지역의 사정과 형편을 가장 잘 아는 특례시로 이양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은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와 국가산단에 신도시까지 조성되면 인구가 (현재 110만 명에서) 앞으로 15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교통과 주거 인프라 확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지난 연말 발표한 용인 이동 택지지구를 조속히 건설하겠다고 했다. 또한 교외 지역 및 인구가 적은 면 단위에 실버타운과 영타운이 결합된 형태인 ‘주거문화복합타운’을 조성해 용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젊은 세대, 사회초년생 및 은퇴 세대가 어우러져 살며 용인 어디에서나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민자사업으로 제안된 ‘반도체 고속도로’를 조속히 추진하고, 산단 입주로 늘어날 교통 수요에 대응해 국도 45호선을 확장하는 한편, 주민들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인덕원-동탄선, 경강선 등 연계 철도망 구축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국가산단 부지 지정으로 불가피하게 이전하는 기존 업체에 대해서는 대체부지 제공 등 이주대책을 마련해 기업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용인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교육과 문화 등 소프트 인프라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용인시가 희망하는 ‘반도체 마이스터고’ 설립을 조속히 추진해 첨단 시설과 최고급 교육과정을 지원함으로써 반도체 기업에서 일할 핵심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했다. 또한, 시립 박물관과 시립 예술관을 시가 자유롭게 설립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권한을 대폭 이관하는 등 청년들의 문화예술 창작 기회 및 시민들의 문화예술 접근권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대한민국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특례시’, ‘역동적 미래 성장엔진, 스마트 반도체 도시’, ‘시민이 행복한 매력있는 문화·교육 도시’라는 세 가지 주제로 반도체 기업 종사자, 용인시 학부모 및 학생, 특례시 관계자 등이 참석해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나눴다. 오늘 토론회에는 경기도 용인·수원·고양, 경남 창원 등 4개의 특례시 관계자 및 용인에 거주하는 시민, 기업인, 직장인, 지역 예술가 등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정부에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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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28
  • 윤석열 대통령,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공로자에게 국민추천포상 수여
    [대한기자신문 이강문 기자]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금)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들이 추천해 공로자로 선정된 수상자들을 초청해 ‘제13기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을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축하 인사를 통해 ‘국민추천포상’은 국민이 직접 추천하고 국민이 심사에 참여해 수상자를 선정하는 매우 특별한 상이라며, 그 어떤 상보다 의미가 크고 영예로운 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도 ‘약자복지’를 국정운영의 핵심 기조로 삼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사회적 약자를 더 촘촘하고 더 두텁게 챙기고, 더 많은 나눔이 실천되도록 고쳐야 할 제도와 관행들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11년 시작해 올해 13기를 맞이한 ‘국민추천포상’은 지난 일 년간(2022/7/1 ~2023/6/30) 국민이 추천한 912건을 대상으로, 서류 및 현지 조사와 지난해 10월 대국민 온라인 투표를 실시하여 결과에 반영하였으며, 정부포상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엄정하게 수상자를 선정했다. 특히 정부포상 추천이 정부부처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가운데, 이번 포상은 ‘국민이 직접 뽑는 유일한 포상’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으며, 각계각층에서 묵묵히 헌신·노력해 온 숨은 공로자들에게 수상이 이루어져 이들의 영예와 자긍심을 고취 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번 수여식에서는 ▲필리핀에서 30여 년의 의료봉사로 마지막 호흡까지 바쳤던 ‘필리핀의 한국인 슈바이처’ 고(故) 박병출 원장에게 국민추천포상 제도의 최고 훈격인 ‘국민훈장 모란장’이 추서되었고, ▲국내 과학발전을 위해 KAIST에 100억원 토지를 기부한 고(故) 곽성현 전 한국링컨협회 이사장에게 ‘국민훈장 석류장’이 추서되었으며, ▲28여 년간 아동보호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무의탁 아동청소년의 대부’ 허보록 신부에게 ‘국민훈장 석류장’이 수여되는 등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헌신한 이웃들에게 포장 및 표창이 수여됐다. 대통령은 직접 포상을 수여하고 수상자 등과 기념촬영을 함께하며 감사와 축하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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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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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한 편의 수필, 황인강 수필가의 '메아리 없는 사부곡'
    메아리 없는 사부곡 황인강/수필가 아버지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여기는 여름 한 철인데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기후의 변화가 전 세계를 지배하여 어느 지역은 홍수로 여러 마을이 휩쓸려 재산과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기후온난화의 여파로 온통 홍수 아니면 가뭄 등으로 지구가 심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자식들에게는 유명을 달리하신 부모가 세월이 갈수록 그리움의 첫 대상이 아닐까합니다.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며 사랑을 주셨던 뭇 아버지의 울림이 새록새록 간절합니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엷어지는 애틋함이 가슴에 밀려옵니다. 아버지에 대한 추모의 글이 몇 편 되지만 아버지를 회상하는 경우가 별로 없어 허무감을 떨칠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심정이 아닐까합니다. 쫒기듯이 살고 있는 저희들은 간혹 왜 살며 어떻게 살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생각을 못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용서를 구하며 허무한 마음을 감내하고 지내는 수밖에 무엇이 있겠습니까. 아버지가 계시는 하늘나라는 그러한 혼란과 역행의 무질서와 혼탁한 이치가 뒤범벅이 되어 어둠의 세상이 아닌 평안만이 있을 것이리라 믿고 있습니다. 확실하지는 못해도 저의 작은 추측일 뿐입니다. 눈물이 없고 싸움과 질시 질투가 없는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고 있는 평화의 나라 그 자체 아니겠습니까. 하나님 우편에 계셔서 어머니와 같이 이승을 내려다보며 저희들에게 ‘잘 있었지 모든 것을 참고 인내하며 살아라’ 라고 말씀하실 것 같습니다. 그 말씀대로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패와 좌절 슬픔 앞에서 낙심하고 포기도 하는 연약한 존재임을 부인할 수 없는 저희들입니다. 힘을 내라고 말씀해 주세요. 저는 다행이 책 읽기를 즐겨하고 글쓰기에 심혈을 기울이며 지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미숙한 경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열심히 쓰려하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습니다. 3번째 수필집을 3년 전에 냈습니다. 1.2.3집 나의 수필집이 비록 최상의 글은 아니지만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읽을 가치가 있고 읽고 나면 얻는 것이 있어 읽어볼 만한 수필집이라는 자부심은 있습니다. 그 시대의 상황에 맞게 쓴 글이 귀중한 과거의 나의 생각이고 글은 나 자신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글을 세상에 내놓을 때는 수십 번의 퇴고를 거쳐 내놓습니다. 지나간 글을 읽으면 ‘이것이 내가 쓴 글인가, 내가 쓴 글 맞아’ 라고 감탄하는 경우도 종종 경험합니다. 그만큼 글이란 읽는 사람의 취향이 다르듯 쓸 때는 졸작을 면치 못하는 글이라도 시간이 흐르고 나서 다시 읽어보면 감탄과 ‘제법 썼네’ 라는 말을 듣는 희열을 느끼기도 합니다.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는 직장 생활에 바쁜 몸이라 글을 쓸 엄두를 내지를 못했지요. 직장에서 퇴임한 후 2002년도에 수필창작에 뜻을 품고 용산문화원에서 수필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김병권 선생님의 천거로 등단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매주 목요일이면 글 한 편을 씨서 발표와 합평을 받으며 글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중고등시절부터 책읽기를 좋아하고 아버지의 뜨거운 관심과 지원이 늘 책을 접하는 자세, 그것이 밑거름이 된 것 같습니다. 글쓰기에 매달려 달려왔습니다. 글재주란 조금도 없는 제가 친구의 권유로 용산문화원에 나가게 된 것이 글쓰기의 계기가 된 것입니다. 8년 전부터 한국문인협회 교육원에서 본격수필의 창시자 권대근 문학평론가의 강의를 듣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주위에 훌륭한 수필가를 만나는 것도 큰 행운이고 나의 인생 진로를 바꾸게 되는 귀중한 선택인 것도 절감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아버님은 집안 어른 모시기에 힘을 많이 쓰시고 정의감과 뚜렷한 국가관 그리고 올바른 직업관을 우리들에게 인식시켰습니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데 앞장을 서셨습니다. 시대에 맞는 은행원으로 자부심이 대단하셨습니다. 5남 3녀를 키우시는 데 남다른 애정으로 바르게 성장하도록 애를 쓰셨습니다. 당연한 것 같지만 당연하지 않는, 아버님의 헌신 바로 그것 이상이었습니다. 하늘나라에서 편히 사십시오. 금년 말 어머니와 합동으로 추모식을 거행할 때 뵙겠습니다. ▼ 황인강 ㆍ경기 파주 출생ㆍ영의정 방촌 황희정승 20대 손ㆍ아호 춘강(春崗)ㆍ『순수문학』 「막가는 세상」으로 등단ㆍ경동 중ㆍ고등학교 졸ㆍ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졸 (61학번)ㆍROTC 3기ㆍ롯데그룹 임원 역임ㆍ한국스피치아카데미 정회원ㆍ한국문인협회 회원(정책개발위원)ㆍ국제PEN한국본부 회원ㆍ한국순수문학인협회 상임이사ㆍ용수문학회, 순수수필작가회 회장 역임ㆍ순수문학상 본상 수상ㆍ수필집 『한발 물러서서 생각하기』 『껴안아 주기』 『봄의 벽에 서다』ㆍ공저 『향기나게 살고 싶다』외 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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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8-25
  • 김정숙 수필가(영남대 역사학과 명예교수) 수필집 '40년 만의 답장' 펴내다
    김정숙 수필가가 8월 10일 그루 출판사를 통해 두 번째 수필집 '40년 만의 답장'를 펴냈다. 김 교수는 영남대 역사학과 명예교수로 지역서와 논문 등 100여 편의 업적을 가지고 있다. 2009년 계간 에세이문예 수필가로 등단하여 한국본격문학가협회, 대구카톨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분도>, <영성생활>, <품>에 연재하고 있으며 대구일보에 칼럼을 쓰고 있다. 수필집 <대신 생각해 드립니다>가 있다. 김정숙 수필가는 제1회 한국에세이작가상, 제12회 에세이문예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녀는 작가의 말에서 “유교가 바탕인 사회에서 한국사를 전공하면서 동시에 천주교회사에 매달리는 지방 대학 교수가 본 따뜻한 사회가 다른 이들의 생활도 덥히면 좋겠다. 앞으로는 인생의 중요한 주제들을 천착하고 동일 주제별로 완성된 책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권대근 평론가는 “수필가 김정숙은 공동선의 가치를 추구하고 삶에 만족하며 산다. 본격적으로 수필을 쓰면서도 늘 지난날을 반성적으로 성찰한다. 자신의 생활을 담은 이번 작품들을 꿰는 실도 역시 ‘관계와 시간’이다. 그녀는 결국 관계 속에서 대상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과 자신과의 관계, 사회와의 관계, 그리고 하느님과의 관계로 차례대로 원고를 읽는다. 그리고 관계적 소재를 언어와 문화, 종교적 시각으로 이 수필을 훑어내고자 했다. 유교가 바탕인 사회에서 한국사를 전공하면서 동시에 천주교회사에 매달리는 지방대학 교수가 본 따뜻한 사회가 다른 이들의 생활도 덥히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앞으로는 인생의 중요한 주제들을 천착하고 동일 주제별로 완성된 책을 만들고 싶다는 꿈도 갖고 있다. 예를 갖출 줄 아는 어른이기도 하다. 산업화의 물결로 인간이 기계화되고 인구급증에 따라 기존의 가치관도 많이 변모되었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김정숙 교수가 가진 그런 문사정신, 선비 정신이 그리운 시대다.” 라고 평했다. 또 권 교수는 ‘공동체의 질문에 잡하기, 관계와 시간에 말걸기’란 제목의 서평에서, “김정숙 교수는 ‘글은 곧 그 사람이다’는 버폰의 표현에 정확히 맞는 언행일치의 삶을 사는 작가다. 생을 선한 마음으로, 그러나 절망하지 않는 자세로 걸어가는 작가다. 글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성인으로서 일상 속에서 느끼는 편편들에 대한 다소곳한 정감을 수필 속에 용해시켜 내는, 가슴 따스한 작가다. 그녀의 글을 만유의 실상이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되물어 보게 한다는 차원에서 감동을 준다. 차분함과 여유에서 나오는 그녀의 글에는 오늘을 사는 생활인의 가슴 저린 애환이 있고, 따스한 정이 소리 없이 흐르며, 감사하는 생활미학, 신앙인의 자세가 녹아 있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문제의 한 켠에는 언제나 초극할 수 있는, 아름답고 신선한 세계가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사람들은 그 세계를 통해 삶의 기쁨을 만끽하고, 처절한 절망의 늪에서 헤어나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그녀는 정녕 우리가 본받아야 할 이 시대의 지성이요, 사상근육이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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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8-25
  • 24 한국본격문학가의 밤 행사, 남해에서 성황리에 개최
    계간 에세이문예사 주관 24 한국본격문학가의 밤 행사가 올해는 보물섬 남해에서 열렸다. 남해 내산의 바람흔적미술관에는 바람개비들이 내산 호수의 바람을 맞으며 전국 각지에서 온 본격수필가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에세이문예 출신 작가들의 마음은 근방 행복해졌다. 권대근 교수의 문학특강 <하먼의 객체 지향 존재론과 니일의 관계적 존재론>은 이론과 작품의 예를 들어가며 자세하게 이루어져 공부에 목 마른 한국본격문학가협회 작가님들의 문학 열정에 기름을 끼얹었다. 세상을 보는 새로운 사회학적 제안에 눈길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 제2부는 문학상 시상식이었다. 권대근 교수(한국본격문학가협회 회장)는 제6회 한국에세이문학상 수상자 이길순 수필가와 제4회 에세이문예문학상 수상자 정현경 수필가에게 영광스러운 문학상과 작품상을 시상하였다. 두 분의 성취에 축하드리며, 이 상이 앞으로의 두 분 문학활동에 배터리가 되어주리라 생각한다는 격려가 있었다. ▼남해 미조항 촌놈횟집에서의 만찬 장면 제3부 저녁만찬은 미조 촌놈횟집에서 멋진 장미화판 활어회로 잔치를 벌였다. 술잔을 부딪치며 서로 인사와 세상사와 포부를 나누는 자리가 참으로 뿌듯하였다. 이어서 뮤직홀에 들러 기분을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포천 달포회 회원들은 드레스코드를 통일하여 여흥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제4부는 다음날 아침, 반짝반짝한 생물 갈치조림으로 속을 풀고, 권대근작은문학관 세미나실에서 이루어졌다. 최재선 시인의 시 <강둑에 서서>, 박옥위 시인의 시조 <부추꽃4>를 감상하고, 김연화 수필가의 <정령의 숲>을 읽고 집중적으로 토론하며 공부하는 모임의 정체성을 확인하였다. 이후 상주해수욕장에서의 해수욕으로 잊지 못할 추억의 성을 공고히 하였다. 회원들은 포천지부의 단합에 경의를 표했다. 의상까지 멋지게 맞춰 입고, 렌트카를 빌려서 포천에서 남해까지 달려온 그 아름다운 열정을 다같이 기억하고 본받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행사를 주관한 송명화 에세이문예 주간은 "참석이 어려운 중에도 당일 와서 행사에 참여하고, 인천으로 서울로, 또 전주로 돌아가신 많은 회원님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남해 권대근작은문학관은 이제 준비 단계다. 불편한 점은 개선하여 더 나은 장소로 만들어나가겠다. 송 주간은 “에세이문예는 우리 문인들이 키워가는 문예지다. 여러분의 노력 여하에 따라 우리 책의 가치가 결정되고 발전의 힘이 길러진다. 아무쪼록 창작에 매진하시어 좋은 작품을 많이 쓰시기 바란다. 전국 각지에서 에세이문예의 글이 좋다는 칭찬을 자주 듣고 있으며, 우리 책을 교재로 삼아 공부한다는 곳도 있다. 우리 작가님들, 파이팅이다.”라고 전하면서, 송 주간은 “2004 <한국본격문학가의 밤> 행사를 마무리하며 인원 제한으로 더 많은 분이 함께 하지 못하였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다음 경주전국대회는 에세이문예 20주년 행사가 될 것이다. 전국의 회원들이 모두 모여 최고의 잔치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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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8-21
  • 신춘문예 출신 작가 송명화의 본격수필(12) - 미루나무
    미루나무 송명화/수필가 홋가이도 비에이에 갔었다. 패치워크 길을 걸어 가까이 갈수록 꼭대기부터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던 키가 삼십 미터나 되는 두 그루 미루나무가 인상적이었다. 황금빛 들판과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캔과 메리의 나무’였다. 그 관광명소에서 나는 영천강 둑길에 자리 잡은 우리 동네 미루나무를 떠올렸다. 나를 향해 이파리를 반짝이며 신비한 바람소리를 전해주던 키다리 나무, 강물과 논밭과 나지막한 집들을 내려다보며 의젓하게 시간을 지키던 그 나무가 더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문득 떠오른 그 나무가 궁금해졌다. ▼송명화(수필가, 에세이문예 주간) 수량이 풍부한 강의 둑방길에 미루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땡볕 아래 한참을 걸어도 붉은 흙길 이어질 때 저기까지만 가면 쉴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너른 가슴이 거기 있었다. 가끔은 그 그늘 아래 더위를 식히는 밀짚모자가 보이고, 하얀 머릿수건이 눈길을 끌었다. 어머니였다. 미루나무 그늘은 어머니가 둥치에 등을 기대고 앉아 지친 몸을 쉬기도 하고, 혼자이고 싶을 때 무연히 시름에 잠기는 쉼터이기도 하였다. 주말에 집에 온 날은 어머니를 뵈러 밭으로 나갔다. 오랜만에 왔다며 금세 일을 털고 일어서시던 어머니와 미루나무 근처 개울에 발을 담그고 땀을 씻었다. 일요일에 학교로 돌아올 때마다 나를 배웅하는 어머니를 보며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린 동생들과 병든 남편 건사에다 생계를 짊어진 어머니 뒤로 멀리 미루나무가 보였다. 괜찮다고 어서 가라고 흔들던 그 수많은 손들의 격려가 내게는 어머니 마음 같았는데…. 새순 돋고, 낙엽 지며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어제 도착해서 집안일을 하고 오늘은 아침 산책에 나섰다. 미루나무를 찾아볼 참이었다. 어머니를 운동시킬 요량으로 부득이 먼 길을 잡는다. 들판에 안개가 자욱하다. 강둑길을 걸어서 엄마는 밭에 다니셨다. 늦둥이 들춰 업고 낫으로 풀을 걷으며 도착한 박토에 땀을 부어 푸성귀를 길러내셨건만 이제는 논과 합쳐진 밭을 어머니는 기억도 못하신다. 많은 것이 사라졌지만 남의 도움 없이 살아야 한다는 신념이 남았다. 요양보호사의 도움도 돌봄 센터 출석도 거절하고 혼자 하실 수 있다며 시골집을 지키신다. 자식들이 두세 시간씩 달려 와 시간을 함께 하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우리를 맞으신다. 한참을 걸어 강둑에 올랐다. 안개가 걷히는데 강둑에는 풀만 무성하다. 미루나무가 사라졌다. 키다리아저씨는 어디로 갔을까. 허전한 공간에 미루나무 한 그루가 갖는 의미는 의외로 크다. 무엇보다도 미루나무가 자리한 풍경구도는 많은 생각을 이끌어낸다. 그것이 되찾아주는 서정에 목마른 나는 인정시럽 잔뜩 머금어 남들보다 무른 미루나무가 그립다. 어머니의 머릿속에서 외로운 등대되어 깜빡이고 있을까 싶어 여쭈었더니 기억이 안 난다고 하신다. 미루나무는 허공을 장악하고 꿋꿋하게 서 있었고, 사람들은 그 나무의 꼭대기에 자주 눈길을 주었었다. 질곡의 세월에 묶여있던 어머니에게 그는 의연함의 상징이었을 텐데…. 미루나무는 새들에게 집을 허락하여 생명을 보듬어주었다. 네 자식을 키우던 어머니에게 그는 믿음직한 우군이지 않았을까. 미루나무는 잔가지가 많은 나무다. 긴 회초리처럼 기세등등한 가지들이 헝클어진 엄마의 걱정거리처럼 엉켜드는 그 겨울에 엄마는 나를 대학에 보내기로 결심하셨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우듬지의 푸른 꿈을 기억하셨다. 새잎이 움틀 봄을 기대하고, 나에게 멀리 보는 법을 가르치셨다. 광택 있는 잎이 몸을 뒤집을 때마다 갈채처럼 흩어지던 햇빛을 기억하며 나는 엄마의 결심을 평생 고마워하였다. 추위에도 환경오염에도 강한 미루나무의 성정으로 어머니는 자식을 공부시키고 각자 집안을 이루도록 이끄셨다. 우듬지를 드나들던 새들도 떠나고, 사계절을 함께 하던 친구들도 흩어졌다. 미루나무가 갔고, 어머니의 많은 기억이 사라졌다. 그리고 언젠가는 어머니도 떠나실 터이다. 까마귀 한 마리가 머리 위를 맴돌고 멀리 논둑으로 날아간다. 검은 색 때문에 오해를 엄청 받은 녀석이 알고 보면 효조라는데 내게 할 말 있어 찾아왔던가. 한평생 내 가슴에 미루나무로 자리 잡을 어머니 손을 꼭 잡고 옛날 그 자리에 앉았다. 살면서 문제에 부닥치면 직각을 낀 긴 변에 미루나무 한 그루를 세우고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곤 하였다. 삼각함수가 아니더라도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내 마음 속 한 그루 미루나무는 어머니가 아닐까. 나무가 자란다. 영천강 둑길에서 나를 기다리던 미루나무가 내 안에서 자란다. ▼송명화 에세이문예 창간시부터 지금까지 20년간 주간을 맡아오면서 부산교육대학교 대학원, 평생교육원에서 수필창작론 강의를 하고 있는 송명화 수필가는 <전남일보> 신춘문예 당선되고, 에세이문예 평론가로 등단하여 수필과 평론을 쓰면서 인지도를 넓여왔다. 저서로는 수필집 '순장소녀', ‘꽃은 소리내어 웃지 않는다’ 등 5권, 이론서 ‘본격수필 창작이론과 실제’ 등이 있다. 제1회 김만중문학상 수필 부문 수상자이고, 한국에세이평론상, 풀꽃수필문학상, 부산펜문학상, 부산수필문학상, 연암박지원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대한기자신문에 본격수필을 연재하고 있으며, 23년 작품성을 인정받아 아르코 창작지원금(발간지원) 1000만원 수혜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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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8-05
  • 이 한 편의 수필, 김봉구 수필가(고려대 명예교수)의 '새로운 도전'
    새로운 도전 김봉구(수필가) 부모의 자식에 대한 기대는 무엇일까. 자녀가 부모의 직업을 따르고 싶은 심정은 이해된다. 모든 면모를 보면서 자라서 그의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 자녀의 희망에 대한 의지를 꺾고 새로운 길로 내몬 사례는 흔하지 않다. 성공이냐 실패이냐의 결과가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잔인하다는 견해와 선견지명이 있어서 잘했다는 견해가 대립된다. 정답은 현실을 극복하는 자녀의 지혜와 노력에 달렸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김봉구 수필가(계간 에세이문예 신인상 등단, 한국본격문학가협회 회원) 나는 아들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겠다고 할 때 반대했다. 그는 K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상위의 성적이므로 대학원 경제학과 입학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반대한 이유는 매우 단순하고 현실적인 것이었다. 미국의 유명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아도 국내대학에서 교수 자리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내가 근무했던 K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모집에 하버드대 출신이나 옥스퍼드대 경제학박사들이 지원하고 있다. 그만큼 경제학과 교수 자리 찾기가 절박할 정도로 막장임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에서도 경제학과 교수 자리 찾기는 매우 어렵다. 얼마 후 그는 다시 찾아와 유학 가서 공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에게 새로운 도전 이야기를 꺼냈다. 학문 분야를 완전히 바꾸어 새롭게 공부를 시작할 것을 권유했다. 수학과나 통계학과 대학원으로 진로를 바꾸어 유학가겠다면 기꺼이 허락한다고 했다. 상상하기 어렵고 무모한 시도라고도 볼 수 있다. 그는 진로변경에 따른 유학문제로 많은 고민을 하다가 20일쯤 지난 후에 통계학과 대학원으로 가겠다고 스스로 결정했다. 매우 잘했다고 칭찬했다. 새로운 도전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는 통계학과 석사학위과정에 입학지원서를 쓰기로 했다. 이때 내가 아이디어 하나를 줄 테니 그렇게 반영해 보라고 제안했다. “앞으로 나는 경영학이나 경제학 박사학위를 이수하고자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이 분야 학문연구에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통계학 석사학위가 저에게는 절실하게 필요합니다.”라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어 미국에서 통계학이 가장 유명한 스탠포드, 시카고, 콜럼비아 등 세 대학을 골라서 지원서를 제출할 대상 학교로 추천했다. 세 대학교의 리스트를 보고는 그는 어려운 대학교들이라고 움찔하면서, 왜 나는 세 군데만 지원하느냐면서 의심스러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친구들은 심지어 15개 대학에 지원서를 보내는데 라면서. 그는 추천받은 세 대학교로 입학 지원신청에 필요한 연구 목적, 입학 지원신청 사유서 등 필요한 모든 서류와 성적증명서를 갖추어 입학을 신청했다. 입학경쟁이 가장 치열한 명문대학에 경제학과 학부 출신이 통계학과 석사학위 과정에 응모한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학부과정을 전혀 이수하지 아니하고 바로 대학원 통계학과 석사학위과정에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따라붙는다. 그 후 몇 주가 지나 세 대학교로부터 모두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공부할 기회를 제공해 주어서 너무나 감사 해야 할 일이다. 그의 입학허가서를 들고 나는 경영학과 교수들을 만나 학교선정을 위한 자문을 구한 결과 스텐포드대학교로 보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 후 그에게 스텐포드대학교로 입학하겠다는 서신과 나머지 두 대학교에는 못 가게 된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내도록 했다. 그다음이 진짜 문제다. 합격의 기쁨보다 걱정이 태산 같다. 학교 공부를 따라갈 수 있을까. 기초가 없는데 건물시공을 해야 한다니 그게 말이나 되느냐고. 무지와 걱정으로 해쳐나가야 할 난관만 보인다. 입학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 여유가 있어서 이 기간을 나는 그의 정신무장 시간으로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버지가 어려운 때 유학갔던 이야기부터 학교 강의를 알아듣지 못했던 어려움, 지난 시간에 퀴즈 본다고 알렸을 텐데 나만 듣지 못해서 노트를 찢어서 시험 쳤던 이야기, 아침 일찍부터 연구실에 틀어박혀 밤 늦게까지 공부에 매달렸던 이야기, 숙제를 위해 수많은 시간을 허비한 사건 등 유학의 어려움을 소개했다. 그뿐이 아니다. 인천 월미도에 대리고 가서 찬 겨울바람을 쐬며 앞바다 주위를 걸으면서 그를 유학 보내는 부모의 심정을 털어놓았다. 나는 ‘하나 뿐인 아들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위험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하면 스텐포드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성공하지 못하면 주변의 눈총이 따가워 귀국하지도 못하고 미국에서 전전하며 살아야 한다. 또 다른 대학원으로의 진학도 쉽지 않다. 자네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아버지인 나도 생각하기 싫은 앞날의 결과를 예단하는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아들을 앞에 보이는 태평양 바다에 발로 차서 찬 바다로 밀어 넣는 형국이라는 것을 느낀다고 말하고 함께 돌아왔다. 미국유학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도전은 너무나 끔찍했다. 스탠포드대학교에서 통계학석사로 졸업한다는 그의 소식을 듣고 가족들은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일단 그가 계속해서 공부할 수 있다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그렇게 좋은 느낌도 일 순간으로 지나가고, 이제 생각에 떠오르는 것은 미국 동부 대학으로 가기 위해서 노스캘로라이나대학에 경제학 석사과정으로 입학허가를 확보해놓은 상태라고 했다. 인간은 극한 상황을 잘 이겨내면 다음 일이 순조로워지기 마련이다. 통계학석사라는 결과물은 그의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을 위한 경쟁력을 쌓는 과정에도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김봉구 약력 김봉구 수필가는 계간 에세이문예 수필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한국본격문학가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수생반 회원이다. 고려대 졸업, 미국 미주리대 자원경제학 박사를 취득하고 고려대 교수, 학생처장, 노동대학원 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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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8-01
  • 신춘문예 출신 작가 송명화의 본격수필(11) - 홍시
    홍시 송명화(수필가) 감히 소리 내어 말하고 싶지 않은 낱말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아버지’인데 친정아버지를 너무 일찍 통곡으로 보낸 후 비어버린 마음자리를 그냥 두었다. 내 생각 속에서 사는 아버지까지 떠나버릴까 봐 아버지 이야기는 아예 하지 않으려 하였다. 혼자일 때 “아버지.”라고 가만히 말해보면 빈 방에 찬바람 스미듯 소름이 돋는다. 드러내놓지 않아야 추억이라도 온전하게 내 것이 될 것 같은 뿌리 깊은 고독이 내게 최면을 거나 보다. 어쩌다 그 낱말을 꼭 말해야 할 때는 한 음운마다 또박또박 정성을 실어 발음한다. 젊은 날 우리는 맞벌이를 하는 주말부부였다. 서울과 부산에 떨어져서 토요일만 기다리며 사는 처지였지만 막상 주말이면 나는 시외버스에 몸을 싣고 시댁으로 갔다. 아버님은 투병 중이셨고, 자식들은 멀리 있었다. 키다리 수탉이 무서워 종종거리는 시원찮은 며느리를 아버님은 따뜻하게 보살펴 주셨지만 동구 밖을 지나치는 택시 소리라도 들릴라치면 나는 담장 너머로 길게 목을 뺐다. 다리 곁 감나무 뒤로 잠깐 숨었던 택시는 이내 윗동네로 직행해 버렸다. 돌아서는 내 어깨가 축 처졌다. “얼굴만 보고 내려와도 되는데….” 혼잣말을 하며 철없는 마음을 들킬까 봐 어린 며느리는 얼굴이 붉어졌다. 일요일 오후, 아버님이 나를 곳간으로 데리고 가셨다. 본채 옆 밭에서 가진 것 다 나눠준 감나무가 맨몸으로 서서 우리를 내려다보았다. 아버님은 오지항아리를 열고 비닐봉지에 마분지를 끼워가며 차곡차곡 홍시를 담으셨다. 허리를 깊이 숙이시는 품을 보니 손이 바닥까지 닿을 듯싶었다. 황급히 받아들려고 하였지만 앞장서라며 손사레만 치셨다. 급하고 곧던 성정과 예전의 꼿꼿한 모습은 어디로 간 것일까. 동네 들머리 다리에 와서야 홍시봉지를 쥐여 주시고는 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시는 게 아닌가. 초췌한 눈자위 근처에 번진 물얼룩을 어찌 마주 볼 수 있을까. 황급히 시선을 떨어뜨렸더니 아버님의 하얀 고무신에 눈이 시렸다. 차갑고도 서러운 색깔 때문에 코끝이 시큰하였다. 한참을 내려오다 뒤돌아보니 늙은 감나무 아래 아버님이 보였다. 까치밥도 하나 없이 고목은 고행 중이었고, 아버님은 나무 둥치를 잡고 기우뚱하게 서서 아직도 나를 보고 계시는 게 아닌가. 몸을 되돌려 뛰기 시작했다. 양팔에 달린 홍시봉지 때문에 뒤뚱거렸다. “다음 주에 올게요. 추운데 빨리 들어가세요.” 내 속을 돌아 나오는 낮은 목소리의 울림이 동굴 속 메아리 같았다. 목도리를 풀어 어깨에 둘러드리려 했지만 기어이 내게 다시 감아주셨다. 허공을 걷는 듯 발걸음이 겉돌았다. 암세포와의 싸움으로 지쳐가는 노인의 외로움이 길을 가려 자꾸만 안경이 흐려졌다. 오는 내내 차창에 눈물로 일기를 썼다. 황량한 겨울 들판에 마르고 언 풀줄기가 그날따라 더 서러웠으니. 어제는 모양 좋은 홍시 하나 책상 위에 두었더니 누가 매직으로 장난을 쳤나 보다. 먹물같이 까만 겨울밤, 시골집 불 켜진 창호에 그림자 두 개가 정겹다. 나직나직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는 노인과 졸고 있는 어린 며느리, 함지에서 모양 좋은 홍시를 골라 껍질 벗겨 건네주는 노인의 거친 손등이 보인다. 갈매기 같은 눈과 쪽배 같은 입으로 홍시가 웃는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조곤조곤 밤을 밝히던 그분의 정겨운 음성이 들려온다. 한겨울 찬바람 속에 초췌한 모습으로 떠나는 며느리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지키던 슬픈 눈길을 본다. 아버님의 상여 를 따르던 자식들의 걸음은 얼마나 무거웠던가. 앞뜰을 지나는 바람이 생각을 자른다. 그믐달이 창백하게 내려다본다. 이덕형이 보낸 홍시를 보고 조홍감이 고와 품어가도 반길 이 없어 서럽다던 노계 선생의 시조를 무심히 읊는다. 국어선생님이 일러주신 시인의 마음은 시험을 위한 풀이였었나. 부모 되고 고아 되고 나서야 진정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는지. 세월이 흘러 내가 거두어야 할 이들이 많이 생기면 인생에 더 당당해질 수 있으리라 여겼는데 그럴수록 기댈 언덕이 절실하다. 후회는 늘 지각을 하고, 연민은 그 뒤를 따르는 것일까. 감나무 짙은 그늘을 그러려니 하였는데 나목 아래 서고 보니 그 푸름이 그립다. 세계의 장수마을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다. 텔레비전 화면에 한 노인이 활짝 웃고 있다. 칠순 정도로 보이는 백 살 노인의 정갈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분이 사는 위구르 지역의 생활 모습과 말하는 투가 우리나라 사람과 무척 닮았다. 책상 위의 홍시를 집어 들었다. 이마에 물결처럼 주름을 그려주었다. 주름진 홍시가 웃고 있다. 위구르 노인과 아버님의 모습이 덧씌워진다. “남자들도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눈물 짓는 일이 있나요?”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아. 다른 집으로 이사 가는 것과 같을 거야.” 야속하게 말을 자르고 슬그머니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그의 뒷모습이 작아 보인다. 그도 오늘밤 나처럼 뒤척이게 될까. 이젠 내가 아들아이를 떠나보낸다. 부산역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면 가는 내내 당부의 말이 줄을 잇는다. 아이와 큰 가방을 기차에 실어 보내고 혼자 대합실로 되돌아 나와야 할 때 ‘이제 저 애를 보내는구나.’ 싶었다. 다 자란 아이는 제 앞길을 찾아 떠나야 하고, 나의 역할은 먼 데서 아들을 지켜보아주는 것이겠지만 기차가 눈앞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나를 보내는 순간부터 아버님은 다음 주말을 기다리지 않으셨을까. 다리 곁 감나무도 죽고, 아버님도 가셨다. 가슴에 휑하니 매운바람이 인다. 생각이 꼬리를 무는데 어디서 들리는 소리일까. “들어가서 더 자거라.” 아, 새색시 적에 조심하느라 새벽같이 일어나 밖으로 나간 나에게 아버님이 우리 방 아궁이에 군불을 때며 하셨던 말씀이다. 입 밖에 내지 않아도 ‘아버님’이란 낱말은 늘 입술에 맴돌고, 어느새 남편의 눈언저리에 자리 잡은 굵은 주름 사이에서 아버님은 아직도 나를 지켜보신다. ▼송명화 에세이문예 창간시부터 지금까지 20년간 주간을 맡아오면서 부산교육대학교 대학원, 평생교육원에서 수필창작론 강의를 하고 있는 송명화 수필가는 <전남일보> 신춘문예 당선되고, 에세이문예 평론가로 등단하여 수필과 평론을 쓰면서 인지도를 넓여왔다. 저서로는 수필집 '순장소녀', ‘꽃은 소리내어 웃지 않는다’ 등 5권, 이론서 ‘본격수필 창작이론과 실제’ 등이 있다. 제1회 김만중문학상 수필 부문 수상자이고, 한국에세이평론상, 풀꽃수필문학상, 부산펜문학상, 부산수필문학상, 연암박지원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대한기자신문에 본격수필을 연재하고 있으며, 23년 작품성을 인정받아 아르코 창작지원금(발간지원) 1000만원 수혜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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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8-01
  • 임맹진 수필가, 수필집 '우연한 인연' 발간
    [대한기자신문=권대근 대기자] 수필가 임맹진(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 씨가 수필과 비평사를 통해 생의 다양한 체험을 담은 수필집 <우연한 인연>을 펴냈다. 7월 25일 목요일 오후 5시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지도교수 권대근)에서는 임씨의 수필집 출간을 축하하는 기념식을 개최하였다. 이 자리에서 권대근 교수는 "한 권의 수필집으로 이제 문인에서 문사의 대열에 올라 선 임맹진 수필가의 문운을 빌며, 좋은 수필로 주목받는 작가로 성장하길 기대한다."는 격려사를 했고, 고재덕 수필가와 김명희 가수가 축가를 불러 그의 장도를 축원했다. 조영갑 수필가는 “임맹진 수필가는 좋은 수필을 쓰기 위해 체험의 진실을 포착해내는 관심과 관찰 속에서 친근하게 느껴진 주제와 소재를 찾아 고백적인 자조수필로 많은 흥미와 괌심을 받아왔다.”고 평가했고, 김우종 평론가는 “맹진이가 맹꽁이가 아니고 맹 진사도 아니고 조금만 더 오르면 문학사에도 남을 수 있는 임 작가로서 그녀와 그 동창들 앞에 나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썼다. 임맹진 수필가는 전북 정읍 출신으로 2018년 ‘국보문학’ 수필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했다. 명동에세이클럽 회원,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수생반 회원, 구마루무지개 낭송회원, 창작산맥 자문위원, 2021년 ‘창작산맥’ 김우종공로상 수상, 수필집 ‘우연한 인연’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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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29
  • 이 한 편의 수필, 임명진 수필가의 '가슴에 피는 장미'
    가슴에 피는 장미 임맹진/수필가 달리는 택시 안이다. 벅차오름을 억누르며 ‘어떤 모습일까’ 잠시 생각에 잠긴다. 조금 있으면 만나게 될 어릴 때 내 마음속에 예쁜 장미 한 송이를 심어준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이 가슴에 뛰어 든다. ▼임맹진 수필가(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 어릴 적에 나는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아이다. 키도 제일 작고 모과처럼 볼품도 없었다. 말도 잘 못해 사람들로부터 따돌림도 많이 당했다. 사람들은 그런 나를 만만히 보고 내 이름 ‘맹진’ 대신 ‘맹꽁’ 이라 부른다. 그런 별명이 나는 듣기 싫다. 이름을 지어준 할아버지가 미웠다. 처음에는 화도 났지만 하도 많이 불러 면역이 생겨 조금씩 괜찮아졌다. 또 당시에는 스스로 부족함에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산수 문제를 풀려고 고민하고 있는데, 내 뒤에 앉은 여자 친구가 맹진아 내 이름을 부르며 친절히 알려주었다. 그때 나는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 우리 반에서 제일 인기 있는 그 여자 친구가 못난 나에게 관심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때 일은 보통 아닌 큰 사건이었다. 활발한 외향적 성격으로 옷도 잘 입고 예쁜 얼굴에 공부도 잘해서 그 친구를 좋아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초등학교 졸업 후에 정읍에서 운암마을 집까지 중학교를 30 리를 자전거로 통학하는 깡촌 소년이다. 학교수업이 끝나 자전거를 타고 집을 가는데, 그 여자 친구가 책가방을 들고 누군가와 함께 걸어가고 있다. 보는 순간 혹시나 나에게 말을 걸까봐 갑자기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나는 그 친구를 보아도 말을 못하였다. 그 친구 곁을 막 지나가는데 “야! 임 맹꽁!”이라 며 큰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모른 척하고 더 빨리 페달을 밟았다. 한참을 더 달려간 뒤 마음이 놓였다. 그 친구 앞에서는 항상 무엇인가 작아짐을 느꼈고, 부끄러운 마음에 감히 대화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친구는 항상 내 마음 속에 있다. 그 후 30여 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어느 가을날에 전남 백양사 찻집에서 초등학교 동창들을 만났다. 나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다는 기대와 기쁨으로 있는 멋, 없는 멋을 다 부리고 새로 장만한 자가용을 타고 갔다. 그 동창 모임에 도착하자 그 친구가 대뜸 “어이! 맹꽁이가 이렇게 멋지게 변해 부럿당가.” 라며 놀라는 표정으로 반갑게 맞았다. 한참을 바라보았다. 어릴 적 상상했던 그때 얼굴은 아니지만 여전히 오십을 바라보는 우아한 중년 여인의 매력이, 아직도 내 마음을 강하게 노크하게 한다. 나도 빙그레 웃으며 악수를 청하였다. “오메 나! 세상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당께” 밝은 표정의 호들갑 말투는 그때나 같았다. 그 친구의 제안으로 동창들은 전주에 살고 계신 담임선생님을 뵈러 갔다. 식당에서 세배드리고 밤새도록 어릴 적 추억을 이야기하고 노래하며 놀았다. 여러 친구들과 함께였지만, 가만히 보니 그 여자 친구는 동창들 말고 나에게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나는 그 여자 친구와 같이 흥겹게 지낸 것은 처음 느껴본 즐거움이었다. 해어질 때 그 친구는 꽤 많은 밥값을 혼자 감당했고 자신의 시집이라며 함께한 친구들에게 한 권씩 나누어 주었다. 시집을 받아들고 글쓰기에 문외한인 나는 아직도 그 친구를 상대하기엔 멀었구나. 속으로 생각이 들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나도 수필가 되어서 인생을 말하며 삶을 노래하고 사랑 찾는 길을 걷고 싶었다. 욕망이 생긴다. 다시 20여 년이 흘러간 날에 그 여자 친구를 문우로 만났다. 저 멀리 한강이 보이고 하얀 자작나무가 내려다보이는 아담한 집이다. 방금 대문 앞까지 버선발로 반갑게 맞아 준 덕분으로 쑥스럽던 마음은 따뜻한 온기로 가득했다. 지나온 많은 세월 속에 70이 되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지만, 마음만은 흔적의 타임머신을 타고 소년과 소녀가 되어 거실 탁자에 마주 앉았다. 어릴 때 친구로 한참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얼굴이 더워진다. 50년이 지난 긴 시간,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전체 동창회에서 한두 번 만난 적은 있었다. 술상을 앞에 놓고 주거니 받거니 문학, 인생 이야기 등을 하며 오랫동안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동안 나는 큰 노력을 하였다. 내 글이 실린 문학지가 나올 때마다 우편으로 한 권씩 보내주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마이크 잡고 말하는 모습의 영상과 시 낭송 영상도 보내주었다. 태산과 같은 그 여자 친구의 자존심에 마음의 문이 열렸다. 서울근처에 이사 왔다고 하며 먼저 만나자고 나에게 연락이 온 것이다. 가슴이 뛰었다. 의외였다. 아무리 죽마고우지만 여자가 남자한테 집으로 초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천하를 다 얻은 기분, 긴 세월 속에 가슴에 묻어두었던 첫사랑이 절친한 문우로 다시 만나는 기쁨이다. 하지만 그 친구는 반갑기는 하여도 나를 남자로 보지 않은 표정이다. 어릴 적에 바라볼 수밖에 없던 나는 그 여자 친구와 틈을 맞추고 인정받기까지 반백년이 넘었다. 동네 유지 양반 가문의 막내딸과 보잘것없는 가난뱅이 ‘맹꽁’ 이와의 만남이다. 문우로 만난 지금은 나에게 ‘맹꽁’이라 부르지 않고 오늘은 ‘맹진사’ 라 부른다. 오늘의 내가 있는 것은 어릴 적 그 여자 친구가 친절히 풀어준 산수문제 때문일 것이다. 따뜻한 한마디는 나에게는 삼손 머리털처럼 평생 힘이 솟아나게 한 씨앗이 되었다. 아니 내 마음에 징표로 심어준 첫사랑의 장미 한 송이다. 그렇지만 친구는 지금도 나의 첫사랑을 모르는 백치 아다다다. 밤하늘에 수많은 별들이 꿈을 꾸듯이, 이제는 하얀 머리카락에 인생을 이야기하고 못다 부른 사랑노래도 문학으로 부를 수 있는 것이 그 친구 덕분이다. 나의 롤모델이었다. ▼임맹진 임맹진 수필가는 전북 정읍 출신으로 2018년 ‘국보문학’ 수필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했다. 명동에세이클럽 회원, 구마루무지개 낭송회원, 창작산맥 자문위원, 2021년 ‘창작산맥’ 김우종공로상 수상, 수필집 ‘우연한 인연’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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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27
  • [단독] 신춘문예 출신 작가 송명화의 본격수필(10) -늙은 도마
    늙은 도마 송명화/수필가 열쇠를 찾는데 새 도마가 보였다. 그것은 장독들 사이 가장 안쪽 구석에 처박혀 있었다. 멀끔한 새 도마가 어쩌다 구부러진 송곳 신세인가. 거미줄에 포박된 모습이 걱정으로 얽은 내 마음 같았다. 어머니는 내가 차를 타고 떠나자마자 쓰레기봉투에서 헌 도마를 다시 꺼내왔나 보다. 자식들 집에도, 주간보호센터에도 가지 않겠다는 어머니, 혼자 계시는 것이 가장 편하다는 어머니를 설득할 방법은 없었다. 심지어는 도우미도 집에 들이지 못하게 하니 자식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차례를 정해 돌보는 방법뿐이다. 하나같이 일을 하는 처지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연로하신 어머니의 행복한 표정을 보면서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시간이라 여긴다. 걱정 다 잊어가니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 할까. 자식들 얼굴 보는 순간이 어머니의 여생에 그나마 따스한 햇살이 될 수 있으려니 하는 마음으로 다들 열심히 다닌다. 햇빛이 낡은 도마를 하얗게 표백한다. 한 바탕 작업이 끝나고 얼룩덜룩한 색채가 신묘하게 날아가면 도마는 원래의 낯빛을 되찾는다. 배부른 장독 위에 편안하게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시간에 온몸에 생긴 생채기는 얼기설기 아물고, 욱신거리던 칼날 흉터 또한 여물어진다. 걱정도 근심도 심지어는 행복조차도 잊고 적요 속에 평온해진다. 그 모습을 보니 미안해진다. 어머니의 만류를 모른 체하고 새것에게 자리를 양보하라고 매몰차게 쓰레기봉투로 밀어 넣었던 것은 내 짧은 소견 때문이었다. 머릿속에 지우개가 자리한 어머니의 삶을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것으로 채워드리고 싶어 마음이 급했던 탓이었다. 어머니가 문간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신다. 지나가는 시골버스를 보며 승객이 한 명뿐이라고 걱정을 하신다. “기사양반이 어찌 먹고 사나.” 나라에서 지원을 해 준다고 해도 그때뿐 버스가 지나갈 때마다 걱정 꽃을 피운다. 시간을 붙잡아매는 신통한 방법은 없다. 어머니가 햇볕을 받으며 바래어 갈 때 어머니의 손때 묻은 늙은 도마도 함께 기억을 지워 가는 것 같다. 좀 더 기억하시라고 이것저것 질문하고, 사진을 보여드리고, 이야기를 들려드려도 올 때마다 어머니는 조금 더 가벼워지고 도마 또한 무게를 잃어간다. 날아가는 기억의 양만큼 삶의 폭은 줄어들고, 수양하는 선인처럼 어머니는 자연에 가까워진다. 도마를 걷는다. 어머니만큼 가벼워진 도마가 생소하다. 고운 새댁이 물기를 훔치고 닦으며 건사하던 도마도 어머니처럼 나이를 먹었다. 정지가 부엌이 되었다. 어머니가 할머니가 되고, 내가 어머니의 보호자가 되었다. 그 사이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혹독한 세상사가 아직 어머니의 기억 속에 남아있지만 결국 다 잊히게 되겠지. 칼자국이 지나간 흠집 덕분에 도마도 기능을 잃어간다. 우묵하게 패인 중심과 쪼개진 모서리는 아무리 손질하고 말려도 처음처럼 편평해지긴 틀렸다. 얻어맞은 자국만큼 무수한 금들이 자신의 몸에 아로새긴 흉터 같고, 주름살 같고, 무의식에 가라앉은 연서 같아 어머니는 이 도마를 버리지 못하셨나 보다. 어머니의 도마 소리는 행복한 음악이었다. 잘 정돈된 소리, 한 도마를 다 채워 무채를 썰어도 규칙적으로 내 귀를 두드리는 나무도마의 노래는 안온하였다. 내 평생 도마 소리를 들으면 어디서나 그 시절의 어머니가 떠올랐다. 한복을 뜯어 손수 만든 홈드레스를 입은 어머니가 요술처럼 맛난 것을 만드셨지. 두터운 목화솜이불, 따스한 어머니의 손, 발뒤꿈치를 기운 나일론 양말, 김이 피어오르던 세숫물이 도마 연주를 배경음악으로 깔고 영상 속에 차례로 떠올라 몇 십 년 전으로 금세 나를 데려가곤 했다. 오랜 투병 끝에 가장이 쓰러지고, 혼자 자식들을 도맡아 벼랑 끝 삶을 이어가야만 하는 가시밭길이 펼쳐지리라는 것을 꿈에도 몰랐던 시절이었다. 어머니가 편찮으신 뒤로 나는 아침 꿈속에서 어머니의 도마소리를 듣다가 잠을 깨는 일이 잦아졌다. 어머니는 도마를 구해내었다. 깨끗이 씻고 말려 옛날처럼 두드렸다. 어머니 손에 길든 도마는 기꺼이 반응하고 홀로 계신 어머니의 손길을 받아내었다. 자식 넷을 먹이느라 날마다 수고했을 도마에게 어찌 낡았음을 탓할 수 있었을까. 유행 따라 멋진 신형도마 구경도 하는 날 있었겠지만 자신의 손에 길든 도마 외에 눈 돌리지 않았다. ‘오랜 세월 동반자로 가족의 건강을 책임져 준 고마운 동료라. 함께 늙어가는 안쓰러운 친구라.’ 사연이 쌓이면 물건도 역사가 되고, 사람의 가슴에 안겨 정인이 되는 것이려니. 차마 버리지 못하는 마음은 동병상련의 정이리라. 소리도 주인을 닮아가는 것일까. 마늘을 다지느라 또독거리는데 도마가 불규칙한 음향을 낸다. 곱게 으깨지지 못하고 날아가는 마늘 조각을 진정시키느라 일손이 두 배나 든다. 스크래치가 날 때 진정한 가치가 탄생한다던 어느 도마명장의 말처럼 칼날에 베이고 손잡이 머리에 얻어맞으며 살아온 세월이 아득하다. 근육이 삭은 자리에 주름진 세월이 들어앉았다. 식구들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평생을 애쓴 우리 어머니와 나눠가진 보람을 안고, 낡은 도마가 오늘은 내 손아래 분주하다. 어머니가 손가락으로 가만히 도마를 쓸어본다. 소중하게 닦아 세운다. 벽을 지탱하고 그나마 곧게 선 도마 앞에서 어머니가 양손으로 허리를 받치고 자신의 굽은 허리를 젖혀본다. 늙은 도마에서 어머니의 세월이 걸어 나온다. ▼송명화 에세이문예 창간시부터 지금까지 20년간 주간을 맡아오면서 부산교육대학교 대학원, 평생교육원에서 수필창작론 강의를 하고 있는 송명화 수필가는 <전남일보> 신춘문예 당선되고, 에세이문예 평론가로 등단하여 수필과 평론을 쓰면서 인지도를 넓여왔다. 저서로는 수필집 '순장소녀', ‘꽃은 소리내어 웃지 않는다’ 등 5권, 이론서 ‘본격수필 창작이론과 실제’ 등이 있다. 제1회 김만중문학상 수필 부문 수상자이고, 한국에세이평론상, 풀꽃수필문학상, 부산펜문학상, 부산수필문학상, 연암박지원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대한기자신문에 본격수필을 연재하고 있으며, 23년 작품성을 인정받아 아르코 창작지원금(발간지원) 1000만원 수혜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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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27
  • 이 한 편의 수필, 한청수 수필가의 '다시 돌아온 상품권'
    다시 돌아온 상품권 한청수(수필가) 춘설이 폴폴 내린다. 남해의 매화 향을 싫어온 듯 코끝이 향기롭다. 꽃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먼 산을 자주 바라본다. 삼월이 오면 새로운 제자들을 만날 기대감과 책임감으로 하늘을 나는 풍선처럼 설렘으로 마음이 붕 떠있다. 아이들의 솜털처럼 흰 순진한 마음 밭에 어떤 씨앗을 심어주어야 할까. 살다. 길을 잃었을 때 오래 헤매지 않는 ‘노마지지老馬之智’의 지혜를 가르치고 싶은 꿈이 생겼다. 언 땅을 비집고 올라오는 어린 새싹과 같은 아이들에게 마음 깊숙이 무의식의 사랑의 씨앗을 심어 주리라. 긴 여정 속에 넘을 수 없는 고통의 높은 산을 만날 때 불쑥 꺼내 쓸 수 있는 나침판과 같은 방향키를 줄 수는 없을까. ▼한청수 수필가(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 학교 근처엔 큰 고아원이 있었다. 삼월 이일 원아인 천호와 첫 만남이었다. 작은 키에 깡마른 몸은 불면 날라 갈 것 같았다, 얼굴엔 마른버짐이 군데군데 피어있고 영양실조로 양 입술 주위가 진물러있었다. 초점 잃은 눈은 한 곳을 응시하지 못하고 무표정이다. 벌써부터 아이들 눈치를 보며 서리 맞은 들풀처럼 생기가 없다. 나는 우리 반 아이들과 첫인사로 하나하나 손을 잡아 주고 천호는 꼭 안아 주었다. 따뜻했다. 천호의 가슴이 새가슴처럼 팔딱거리고 있었다. ‘올 일 년은 내가 너의 꽃이 되어 줄게’ 김춘수 ‘꽃’의 시구가 번뜩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부모님은 어찌된 사연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었을까. 내가 천수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천수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어한다. 천수는 시간이 갈수록 얼굴에 생기가 돌고 즐거워 보였다.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내 책상 주위를 빙빙돌며 이름을 불러 주기를 기다렸다. 부지런하고 긍정적이며 머리도 영특했다. 수업시간이면 선생님의 말을 놓치지 않고 반짝반짝 눈망울을 굴리며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나에게로 온 해바라기 꽃이었다. 일부러 수업시간에는 발표도 시키고 청소시간에는 내 책상정리 당번을 시켜 천호의 고아원 생활환경과 가정 사정에 대해 알아보았다. 고아원에서는 나이 순서대로 한 방에 다섯 명이 생활하는데 천호는 끝에서 두 번째라고 했다. 위계질서가 무서워 형들 말을 듣지 않으면 지도 선생님께 혼줄이 난다고 했다. 어머니 얼굴은 생각이 안 나고 아버지와 단둘이 살다 아버지는 공사장에서 일을 하다 팔을 다쳐 고아원에 오게 되었다고 했다. 고아원에 온 지 삼년이 되었는데 아버지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세종대왕 탄신일인 오월 십오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고 법정기념일이 된지 사십 이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참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한 숭고한 뜻으로 제정되었으나 점점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아 지금은 유명무실한 기념일이 되었다. 스승의 날이었다.학부모회장이 케익 상자를 들고 왔다. 수업 끝나고 동 학년 선생님들과 나누어 먹으라고 했다. 나는 동 학년 선생님보다 늘 누렇게 뜬 창백한 천호의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 하교시간 천호에게 같은 방 형제들과 나누어 먹으라고 주었다. 계면쩍어 하는 천호의 손에 케익을 들려 보낸 일 주일 후에 일이다. 천호가 꼬질꼬질 때가 묻고 귀퉁이가 찢겨진 상품권봉투를 내 책상에 놓고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 천호의 얼굴엔 잔뜩 겁을 먹은 표정이다. 영문을 모르는 나는 답답하여 급하게 “웬 상품권이야” 다구쳐 물었다. 내가 준 케익 밑바닥에 상품권이 숨어 있었다고 했다. 선생님께 빨리 가져오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울먹울먹 눈물을 글썽거렸다. 형들이 가져가려고 하는 것을 원장 선생님께 알려 혼이 나고 다시 가져온 것이라 했다. 사려 깊지 못한 스승 때문에 일 주일 동안 마음고생을 하게 한 것이 너무 미안했다. “괜찮아. 이건 선생님이 잘못한 거야 ” 기계독을 알아 군데군데 빠진 머리를 푹 숙이고 있는 천호의 머리를 말없이 쓸어 주었다. 참 스승이 가져야 할 덕목이 무엇일까. 말과 글과 행동은 곧 한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겉으로 들어난 방식보다 존재 그 자체가 더 본질적이다. 사제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르침의 원천은 스승의 존재에 있다. 그래서 가장 훌륭한 스승은 존재 자체가 메시지다. 배우는 시간이나 가르치는 공간이 아니다. 제자가 내 이름을 부를 때 그에게로 가서 그의 꽃이 되어 주면 된다. 제 스스로를 녹여 빛을 내는 촛불처럼 가만히 참고 기다리며 제자의 앞길에 빛이 되어 주고 잘못된 길로 갈 때 길을 찾아주는 것이 참스승이 아닐까. 앞뒤 생각 없이 잘 살피지도 않은 내 행동이 오히려 천호를 힘들게 만든 어리석은 선생이었다. 케익 상자를 주었으니 그 속에 있는 상품권까지 다 써버린들 누구에게 야단맞을 일인가. 며칠을 쓰고 싶은 유혹을 참아내고 때 묻고 찢겨진 상품권을 가져온 천호가 대견하고 기특했다. 우리는 살면서 스승, 친구, 책, 자연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지만 나는 천호에게서 훨씬 많은 것을 배웠다. 몇 년 전 스승의 날이었다. 의젓한 대한민국 군인이 된 천호가 신간 책속에 깨끗한 상품권을 넣어 나를 찾아왔다. 몰라보게 떡 벌어진 가슴으로 나를 안아 주었다. 내 가슴이 감동과 사랑으로 벅차올라 팔딱거렸다. 내가 심어준 무의식의 사랑의 씨앗이 싹이 트고 꽃이 피어 열매를 맺었구나. 참 행복했다. ▼ 약력 계간 에세이문예 신인상 수필 부문 당선 전북대학교 법정대학 법학과 졸업 서울시 교육청 산하 초등학교 및 테헤란 한국학교 교사 근무 문교부장관 표창, 옥조근정훈장 수훈 한국교원 교육논문 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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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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